나무를 가져올 때는 그냥 가져오는 것이 아닙니다.
나무를 사랑하지 않다가 가져오면 안됩니다.
몇 년 전부터 가서 손질해놨다가 가져와야 합니다.
여기에 옮긴 나무는 다 몇 년 전부터 손질하다가 가져온 것들입니다.
어떤 나무는 하나 봐두고서 여덟번 까지 가보고 있습니다.
가서 보면 가져올 자신이 없어서 그냥 풀만 쳐놓고 옵니다.
그래도 아깝기에 미련을 못 버립니다.
그런데 해가 갈수록 나무가 자꾸 크고 있습니다.
크면 가져오기 더 힘든데요.
그렇게 해서 나무를 가져오는 것이지, 그냥 무조건 나무를 캐오면 나무에게 얻어맞고 옵니다.
“이놈이, 처음 본 놈인데, 나를 캐가다니..”합니다.
그러나 몇 년 동안 가서 풀 쳐주고 하면
나중에는 나무가 미안해서라도 못이기는 척하며 옵니다.
아무리 내 산의 나무라고 해도 그렇습니다.
내 산의 나무라고 해도 미리 가서 쳐놓고, 뿌리를 끊어놓고,
수형을 잡아놓아야 가져올 때 힘이 안 듭니다.
그렇지 않고 갑자기 가서 캐오면 거의 죽습니다.
먼저 심었던 일곱 그루의 나무는 다른 지역에서 가져왔는데 다 죽었습니다.
그 때는 빨리 못 움직여서 그런 것입니다.
뿌리를 끊어놓고서 바로 움직여야 했는데, 빨리 못하니 말라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.
그래서 한 나무를 작품으로 다시 심었습니다.
많은 나무가 있어도 작품 하나를 못 따라가는 것입니다.
- 1998년 9월 24일 아침말씀 中